BLOG ARTICLE 빵빵녀와 절벽녀 | 1 ARTICLE FOUND

  1. 2008.08.08 [일드] 빵빵녀와 절벽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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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분기 연속드라마의 특징으로는 코믹 원작의 영상화 외에 여배우들의 이색 연기가 눈길을 끈다.
우선 호리키타 마키는 <아름다운 그대에게-미남 파라다이스>에서 남장에 도전하며, 아야세 하루카는 머리를 꼭지까지 올리고 츄리닝 차림에 캔맥주를 즐기는 ‘건어물녀’로 변신한다. 또 <퍼스트 키스>로 후지TV 월요 9시의 히로인을 거머쥔 이노우에 마오는 <꽃보다 남자>의 다부진 츠쿠시는 날려버리고 못 말리는 얄궂은 여동생을 선보인다. 여기에 시다 미라이도 <탐정학원 Q>에서 메이드 복장에 도전하는 등 하나 같이 이색 캐릭터들이다.

이러한 여배우들의 이색 캐릭터 도전 외에도 또 한 가지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여배우들의 장중한 싸움이다.
에스미 마키코가 오랜 만에 연속드라마에 출연하는 <지옥 판가름도 며느리 나름>에서는 며느리 에스미 마키코와 시어머니 노기와 요코의 힘겨루기가 볼만하며, 이지메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는 <라이프>에서는 이지메를 가하는 자인 후쿠다 사키와 당하는 자인 키타노 키이의 싸움이 장중하게 펼쳐진다. 또 나오키상 수상작인 유이카와 케이의 동명의 소설을 영상화한 TBS의 <어깨너머의 연인>에서도 요네쿠라 료코와 타카오카 사키의 줄다리기가 그 중심에 있다.

그런데 이 앞에서 말한 3분기 드라마의 세 경향을 모두 가지고 있는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후지TV 목요 10시에 편성되어 있는 <빵빵녀와 절벽녀>이다.

타이틀부터 참 자극적이다.
<빵빵녀와 절벽녀>는 코단샤가 발행하는 청년만화잡지 <이브닝>에 연재중인 타카쿠라 아츠코의 코믹이 원작으로 전통 있는 최고의 백화점 가방 매장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으나, 가슴은 절벽이라는 콤플렉스를 가진 여사원 메구미. 그러던 어느 날 산만큼 빵빵한 가슴을 자랑하는 마리야 마리에라는, 천진난만함이 넘치는 여성이 그녀와 같은 가방 매장으로 배속되어 온다. 그녀의 출현으로 가슴 콤플렉스는 한층 더 커지는 가운데 가방 매장 에이스의 자리까지 흔들리게 된 메구미의 고군분투를 코믹하게 그린다.

누구에게나 콤플렉스 한 두 가지 정도는 있기 마련이지만, 특히나 여성에게 있어 가슴은 영원한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큰 사람은 큰 대로 작은 사람은 작은 대로 고민이 되는 이 문제는 때문에 그만큼 민감하다. 또한 작품 자체가 백화점을 무대로 하고 있어 자칫하면 성희롱으로도 연결될 소지가 크다. 이런 작품을 드라마로 제작한다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상당한 모험으로 보여진다.

그럼 이 위태로워 보이는 모험에 도전한 이는 누구일까?
2005년 <전차남>의 성공으로 일약시청률의 여왕으로 등극한 이토 미사키, 이어 주연을 맡은 <위험한 아네키> 역시 18.78%의 평균시청률을 올림으로써 그녀의, 시청률 여왕이라는 별명은 자리를 굳히는 듯 보였으나 KAT-TUN의 카메나시 카즈야와 공연한 <사프리>가 14.2%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 올 5월에 방송된 TV 아사히의 스페셜 드라마 <메종일각> 역시 12.1%라는 무안한 시청률을 세움으로써 시청률 여왕이라는 좌는 흔들리게 되었다. 이제 슬슬 뭔가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한 이토 미사키가 선택한 것이 바로 이 작품 <빵빵녀와 절벽녀>이다. 다시 <전차남>, <위험한 아네키> 같은 색깔 있는 캐릭터로 코미디로 돌아온 셈이다.

그렇다면 이 절벽녀의 신경을 긁는 빵빵녀의 캐스팅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캐스팅에 대해서는 후지TV의 공식 홈페이지에서조차 발표가 늦어져 많은 이들을 궁금하게 했다. 그리고 드디어 발표된 이는 다름 아닌 후카다 쿄코!
후지TV 연속드라마에는 2003년 <규중처녀!>이래 거의 4년 만의 출연이다. 98년 후지TV의 <신이시여, 조금만 더>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활발한 활동을 보이지만, 2004년 <불량 공주 모모코>, 2005년, 2006년에는 <부호형사> 시리즈를 내놓긴 했지만, 배우로서도 시청률이라는 성적 면에서 변화가 필요한 시기. 그런 시기에 <빵빵녀와 절벽녀>에서의 빵빵녀 도전은 어쩌면 시기 적절한 선택인 듯 보여지기도 한다.

후지TV는 화요 9시에 꽃미남 즐비한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편성해 여성층을 공략한다면, 목요 10시에는 이 작품 <빵빵녀와 절벽녀>로 남성 시청자 사냥에 나선다. 혹하는 자극적인 소재만큼이나 나이스 바디를 자랑하는 여배우들이 포진해있다.

98-69-90cm의 쓰리 사이즈를 자랑하는 코이케 에이코에, 패션잡지 <논노(non-no)>의 전속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코모토 마키에 내추럴계 미인인 우에하라 미사, <불량공주 모모코>에서 후카다 쿄코와 공연했었던 야자와 신에 90년대 초 아이돌 그룹 <코코(CoCo)>의 미우라 리에코까지 코미디도 능수능란한 여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여기에 한층 더 흥미로운 캐스팅은 상대남자 배우들의 캐스팅이다. 우선 먼저 연예계에서 왕자 캐릭터로 이 사람만큼 능청맞게 해낼 수 있는 이가 있을까 싶을 만큼 왕자 캐릭터에 능한 오이카와 미츠히로가 지난 분기 <호텔리어>에 이어 이번에도 사장아들이자 백화점 전무이사라는 설정으로 출연한다. 이토 미사키에게 마음이 있지만, 누구도 못 말리는 왕자병 때문에 진전이 없다. 한편 <다이나마이트 플랜>이라는 이름 아래 빵빵녀 후카다 쿄코를 본점으로 스카우트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한편 이토 미사키의 마음을 빼앗은 남자, 타무라 부장 역에는 매 분기 카멜레온처럼 색깔을 바꿔 등장하고 있는 타니하라 쇼스케가 캐스팅되었다. 또 이토 미사키의 고향 친구라는 설정으로 흐트러짐 없는 츠가루(津軽) 사투리를 구사하는 니시지마 히데토시의 모습도 반갑다. 그 동안 어두운 이미지의 역할이 많았던 그의 캐스팅은 신선하기까지 하다.

이만하면 괜찮은 캐스팅이다. 문제는 이 미묘한, 자칫하면 불쾌감을 줄 수도 있는 이 민감한 소재를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에 달렸다.
원작 만화가 가진 경쾌함을 어떻게 살릴 것이냐 이다.

이토 미사키는 몸을 사르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고 후카다 쿄코 역시 천연 캐릭터를 호연하고 있으나, 2화에서의 성희롱에 가까운 대화나, 후카다 쿄코가 분하는 마리에의 멍청한 대답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토 미사키와 코이케 에이코의 신경전은 후지TV의 인기시리즈 <쇼무니>에서의 에스미 마키코와 토다 나호의 신경전을 연상시키긴 하지만, 그 뿐일 뿐 독창성은 부족하다.

업친 데 겹친 격으로 3화에 출연예정이었던 하가 켄지가 지난 6월 30일 공갈혐의로 체포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다행이 출연씬이 많지 않아 그냥 삭제되는 정도로 끝났지만, 드라마 입장에서는 보면 불미스런 일이다.

이 영향 때문은 아니겠지만, 3화까지 방송된 지금, <빵빵녀와 절벽녀>는 <퍼스트 키스>, <아름다운 그대에게>, <야마다 타로 이야기>, <호타루의 빛>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평균 16%대의 선두그룹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는, 13.31%의 평균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섣부른 판단이기는 하지만, 이토 미사키의 최근 저조한 성적을 만회하기에는 무모한 도전이었던 듯 보이기도 하는데, 과연 얼마나 분투할지 좀 더 지켜보도록 하자.



일본드라마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작품은 한번 보고 싶어진다 ㅎㅎㅎ

나름 재미있을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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